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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ADHD] 콘서타 복용 12일차 : 약을 줄여야하나? (약사 / 의사 상담록)
    정신과 육체의 건강 2024. 10. 31. 18:00

     



    의대진학을 목표로 공부했던 학창시절, 그리고 재수 생활 때의 친구들이 많은 덕분에


    주변에는 의사/약사 친구들이 정말 많다.

    그 중에서도 각별히 가깝게 지내는 친구들이 있는데-  내가 성인ADHD 를 진단받았음에 적잖이 놀라고,

    또 약을 처방받아서 적극적으로 투약하는 모습에 놀란 친구들도 있다.

    감사하게도 내가 걱정되어서 어제 전화로 연락을 주어 자세하게 묻고 상담을 해준 약사친구가 있다.

    약사 친구가 친구라고 해서 그 전문성을 너무 믿지도, 또 친구라고 해서 가벼이 여기지도 않는다.

    전문가로서의 지식과 경험을 쌓기까지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하고 싸워온 것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봤으니 잘 알고 있다.


     

    약사 친구의 의견을 정리하면


    0. 의사선생님은 기존 처방된 18mg을 지난 기간동안 환자가 매일매일 모두 복용했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내 의견을 들어보고 27mg으로 증량했을 것이다.

    1. 처음 처방 받은 콘서타18mg 이 약효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더라도, 꾸준하게 먹어가면서 그것이 약효가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조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2. 콘서타약을 아침 8시 이전에 먹어야한다는 것에 너무 강박을 두고 매달리지말고, 기억이 나면 그 때 복용해도 괜찮다. 늦어버렸다고 부작용이 무서워 skip해버리면, 특히 지금 이 정도의 약이 working하는지를 봐야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도움이 되지 않는다.

    3. 원래는 내가 불편했던 것들이 10가지라고 한다면, 약을 먹어가며 생활할 깨 그 리스트 10개가 지워지는게 아니라 1~2가지라도 지워진다면 괜찮은 것이다.

    4. 정신과 약은 그 효과가 누적되어서 나타난다. 계속해서 밀고 노력하는 것에 대해서 갑자기 부스터 아이템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엑셀을 더 세게 밟아가는 것처럼 퍼포먼스의 차이가 난다.

    5. 뇌는 그렇게 ‘뚝딱’ 고쳐지는 기관이 아니므로,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해서도 안되고- 특히 뇌만큼은 왠만한 물질들이 지나갈 수 없도록 촘촘하게 포장되어있는 장기이므로, 약이 바로 듣지 않는다고 해서 그렇게 며칠 (10일 중 4일 정도는 건너뛴 적이 있으니) 복용해본 것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말해버려서는 안된다.

    6. 그렇게 강한 당김과 각성효과, 식욕의 저하가 27mg 섭취 첫날부터 느껴졌다면-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반드시 모든 약은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고, 특히 뇌를 target으로 하는 것이니 더욱 조심히- 우선 기존 처방 받아둔 18mg을 남은 5일동안 다 먹어보고, 약 2주 동안의 변화를 크게 생각해 보아서 이 정도의 용량이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안전할 것 같다.

     


    또 가까운 지인 약학박사와의 통화에서는


    1. 의사가 약을 처방함에 있어서는 의도한 의술의 속도와 의도가 있기 마련이므로, 아무리 좋은 친구이고 실력 있는 약사라고 할지라도-
    이런 고민의 부분을 의사에게 먼저 상의하고 진행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만일 의사에게 알리지 않고 마음대로 다른 전문가와 상의하고 그대로 결정해서 약의 용량을 줄인다면
    의사는 제대로 된 결과를 측정할 수 없고- 본 의도대로 적합한 용량을 처방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금일 아침 바로 병원에 전화,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에게 해당 건을 놓고 말씀드렸다.

    의사선생님이 차근차근 다 들어본 이후 설명해준 내용은 이러하다.


    1. 약사 친구분의 말이 일리는 있지만, 그건 1달 정도는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나는 항우울증제 같은 약의 경우이다. 콘서타 (메틸페니데이트)의 경우는 그 효과가 거의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2. 약을 복용하기 시작한 10일차에 병원을 다시 찾았었고, 그 때까지 격일로 건너뛰며 5회정도만 복용한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내가 기술한대로 ‘거의 약효도, 부작용도 없다고 느껴졌다’라고 말한 정도라면, 또 내 체중을 감안하면 이 정도 증량 (18mg -> 27mg)은 그렇게 큰 증량값이 아니다. 원래는 1주 간격으로 지켜 보며 적정량을 찾아야하는데, 내가 일정이 안되어서 10일만에 방문한 것이었고, 5회만 먹었다 하더라도 그 정도로 약효가 없었다면 증량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3. (참고로 환자로서 내가 만난 이 정신건강의학과 원장님은, 지금까지 만나본 정신과 의사들 중에서 가장 약 쓰는 것을 나중에 하려고하고 약을 조심스러워한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4. 굉장히 강한 약효 때문에 그 느낌이 강렬함을 넘어서서, 거부감이 느껴지거나- 부작용이 너무 세지 않다면 굳이 남은 18미리그램을 복용할 필요 없이, 이번 처방에 따라 27미리그램을 복용해보고, 만일 불편감이 있을 경우는 18미리그램으로 줄여 복용하거나, 병원을 와서 중간값정도로 다른 약과 함께 처방할 수 있으니 알려달라.



    병이 있으면 의사에게 가서 의사의 처방을 받고,

    약은 약사에게 복약지도를 받고 복용하면 된다.

    하지만 워낙 ’뇌‘라는 장기가 소중하고, 크리티컬하며

    내 주변에 나의 건강에 관심을 갖고 진심을 담아 도와주려는 친구들이 많다보니

    이런 일이 생겼다.

    아마도 많은 정신과 약을 먹고 있는 환우들은 이러한 비슷한 걱정이나-

    주변 사람들의 말, 또는 네이버에서, 블로그에서, 유튜브에서 본 바가 있어 다양한 정보에 의해 흔들릴 수 있을 것이다.

    나와 같은 우를 범하지 말고, 충분히 참고해도 좋을만한 경우인 것 같아서

    어제 저녁부터 오늘까지의 고민거리에 대해 기록을 남기니,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이에게 잘 검색이 되어서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 그리고 어느 과가 되었든지 간에 의사 선생님 앞에 가서 절대로
    “블로그에서 보니까, ~~~~라던데요?”  라는 말은 하지 말자.

    의사라는 직업이 아무리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건강을 위해 돕는 직업이라고 한다해도,
    기계가 아닌 사람이다.

    그러한 정보 때문에 궁금한 부분이 있어서 마음의 걱정거리를 해소하고자 여쭤볼 수는 있지만,

    인터넷에서 누가 썼을지도 모를 책임지지 못할 정보를 들고 가서 그 면전에 놓고

    의사의 처방과 비교해가며 말을 섞는다면

    그들도 환자를 위해서 해줄 수 있는 다섯마디 말을 두 마디로 줄일뿐, 

    무언가 더 베풀어줄 것을 기대하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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